Checker shadow illusion

인간은 인지적 오류를 스스로 해결할 수 없다. 판단력이 흐려질 때는 이 그림을 보며 생각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심리 상태에도 인지적 오류는 깊게 관여하고 있다. 인지적 오류를 해결할 때는 저 선과 같은 논리적 도구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지만 사고가 과적합될 때는 우뇌적 접근이 필요하다.

구글 계정의 무한루프 2FA 인증 오류, 우연히 해결하기까지

구글은 2FA 옵션을 명시적으로 켜지 않더라도 보안을 위해서 계정에 연결된 기기가 있다면 해당기기를 passkey로 2FA(2단계 인증)를 요구한다. 이를 임시적 2FA라고 부르겠다.

임시적 2FA 상태에서는 실제 2FA를 켜고 핸드폰 번호와 복구 메일을 입력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구글 개인 정보에 내 메일과 전화번호가 저장되어 있어도 임시적 2FA를 통과할 수 있는 수단으로 제공되지 않는다.

구글 정보에는 전화번호와 보조 이메일이 저장되어 있었다.
작년에 이 사건이 발생하기 전에는 꺼져 있었다.

임시적 2FA 상태에서 계정에 로그인하고자 하면 옵션에는 [Tap Yes on your phone or tablet]밖에 없으며 [Can’t use your phone]을 누르면 왜 2단계 인증이 필요한지 안내하는 구글의 문서로만 연결되고 아무런 대안이 없다.

따라서 어이가 없지만 구글은 2FA를 켜지 않았음에도 2FA를 요구하고 있으며 올바른 대체 수단을 추가하도록 유도하지 않는다. 이 정책의 치명적인 결함은 사용자는 올바른 2FA를 사용하고 있다고 착각하게 만들면서 임시적 2FA 수단이 사라져도 구글은 이것을 알 수 없다는 것에 있다.

기기의 분실이나 초기화로 이러한 상황에 빠진다면 할 수 있는 것은 제한적이다. 살아있는 메일 클라이언트를 통해서 구글 계정과 연결된 계정들의 인증 이메일을 변경한다. 구독 중인 서비스와 등록한 결제수단이 있다면 결제수단을 외부의 수단으로 무력화해야 한다.


모든 조치를 취하고 여러 시도를 해본다. 인터넷에서 절대 찾아볼 수 없던 우연한 해결책을 발견한다.

새로운 기기에서 새로운 구글계정을 만든다. 핸드폰 번호로 인증하는 절차가 있다. 기존에 사용하던 계정과 동일한 핸드폰 번호를 입력한다. 구글은 해당 전화번호로 만든 계정이 있다면서 해당 계정을 사용하라고 한다. 절망적이다.

해당 계정을 사용한다는 옵션을 선택하면 등록된 핸드폰 번호로 인증 문자가 온다. 인증 번호를 입력하면 Verify it’s you라는 인증 절차가 등장한다. 기존 계정에 로그인할 때 임시적 2FA을 요구하던 것과 완전히 동일한 화면이다. 도돌이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 번 [Can’t use your phone]을 클릭한다. 사실 짜증나서 아무 버튼이나 클릭한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화면이 닫히더니 로그인에 성공한다.

임시적 2FA를 통과할 수 있는 passkey 기기를 생성한 것이다. 구글 계정 > 보안 탭에서 2단계 인증 옵션을 켜고 전화번호를 포함한 기타 옵션을 추가하도록 한다.

라디오 낭만

스마트폰이 보편화된 시대였지만 낡은 MP3와 카세트라디오로 외로움을 달래야 했던 2015년부터 2017년 사이를 기억한다. 전파 속 속삭임은 조난당해 허우적되던 소년을 낭만 넘치는 모험가로 바꾸기에 충분했다.

3개의 라디오 방송을 제일 좋아했다.

  • 심야식당
  • FMzine
  • 유인나의 볼륨을 높여요

언제든 다시 들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10년이 지난 지금은 흔적조차 찾기 어려운 자료들이 많다. 다행히 FMzine은 최근 SBS의 팟캐스트 자료 복구 덕분에 모두 다운로드해 둘 수 있었다.

심야식당

150326 심야식당 직업의 세계 with 페퍼톤스
161008 KBS Cool FM 라디오 심야식당 – 박보검 얼굴 리뷰
KBS 2FM ‘유희열의 라디오천국’의 PD이자 ‘심야식당’의 DJ인 윤성현의 음악 일상 그리고 라디오이야기를 담은 ‘라디오지옥-신청곡안틀어드립니다’ 북트레일러.
2012년 5월 4일 여의도 광장에서 열린 언론노조의 집회 ‘여의도의 눈물’ 중 KBS 구내밴드 파업 최장기화와 몰골들의 공연 중. 기타치던 윤성현 피디, 기타 집어던지고 무대 아래로 점프!

재미있는 사람이다. 개인적으로 남페미라 욕을 먹는 위근우 기자와의 케미가 제일 좋았다.

FMzine

https://w3.sbs.co.kr/search/main.do?query=%EC%97%90%ED%94%84%EC%97%A0%EC%A7%84&collection=listen&pageIdx=1

유인나의 볼륨을 높여요

https://www.youtube.com/@%EC%9D%B4%EC%84%B1%EC%9D%80-x9z/videos

2025 수능 리뷰

수능이 끝나고 나서는 정말 하고 싶은 말이 많았고, 변명하고 싶은 것들이 많았지만 6개월이 지난 지금은 왜 대학을 가고 싶어했는지 뭘 열심히 하려고 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제 와서 리뷰를 남기는 것은 당시에 끄적였던 글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시험이 어땠는지 왜 공부를 하려고 했는지 남기는 것은 큰 의미가 없어 보인다. 썰물이 빠지고 남은 교훈들은 아래와 같다.

  • 열심히 하려고 하면 안 된다. 순공 x시간을 채워가며 공부하면 역전이 가능하다는 생각은 환상이다.
  • 단지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꾸준히 하다가 절박함이 커졌을 때만이 순공 x시간의 환상을 현실로 만들 수 있다.
  • 꾸준히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니다. 조바심만 커지다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다.
  • 그럼에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꾸준히 하지 않는 것이 더 많이 남는다.

다만 당시에 작성한 전략을 보면 시간이 없었으므로 꾸준한 훈련과 노력이 필요함을 배제했다.

  • 똑똑하고 비겁하게 공부한다.
  • 스스로의 학습능력을 의심하지 않는다.

그리고 발생했던 문제들

  • 수능 공부가 목적이 되니까 하기 싫어졌다.
  • 개념 기반의 논리만으로 시간 안에 문제를 모두 푸는 것은 불가능한 것 같다.
  • 경주마가 되고자 하니 시야가 좁아진다. 스트레스를 받으니 공부가 더 잘 안된다.

역시나 꾸준히 하는 것만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이다. 스스로를 과대 평가하면 안된다. 하루에 3시간 겨우 집중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여유를 두고 꾸준히 공부해야 한다.

좋은 교훈을 얻었지만 내가 지금 그것을 실천하고 있냐고 한다면 부끄럽게도 대답은 ‘아니요’다. 오만함의 관성. 그리고 인생에 중심을 찾지 못하고 허둥되는 나에게는 꾸준함이 제일 어려운 과제와도 같다. 그나마 최근 의식주를 철저히 분석하고 개선하고자 한 것이 성과를 보여 다행이다.

이상 당시 남긴 감상을 마무리로 글을 마친다.


상황과 환경이 좋은 대학을 들어갈 수 있는 상태임에도 노력하지 않는 것은 문제가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수능을 잘보기 힘들다. 생각 이상으로 많은 것들을 기계화해서 머슬 메모리로 만들어야지 시험을 잘 볼 수 있다는 확신이 든다. 노력하지 않았기 때문에 후회가 남는 것은 이해하지만 어쩌면 좋은 성적을 받지 못했다고 후회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좋은 대학을 들어가면 많은 이점들이 있다. 더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을 수 있고 더 많은 기회가 주어
지며 사회에서도 학연으로 도움받기 좋다. 확실히 지잡대라고 멸시하는 대학들의 학업 수준은 떨어진다. 반대로 생각하면 지잡대에서 성과를 내고 열심히 했을 때 주목받고 기회를 독식하기 좋을 수도 있다.

명문대마저 취업사관학교라는 비웃음을 사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오명을 벗기 위해서는 대학 수준과 관계없이 모든 대학에서 학문으로써의 교육을 하면 되지만 현실적으로 그렇지 못하는 것 같다.

그럼에도 세상은 많이 좋아졌다. 학계에 들어가야만 하는 꿈을 가진 것이 아니라면 좋은 무료 교육을 받을 기회는 넘쳐난다. AI 도구는 지적 능력을 대체하기도 하겠지만 내가 빠르게 지식을 쌓는 것을 도와주기도 한다. 지적 능력 향상을 넘어선 꿈을 키우자. 그것 또한 초지능이 대체할 날이 오겠지만 말이다.

워라벨을 신경 쓸 수 없는 서민 계급에 속하면서 학문에 대한 열망을 가진 공상가가 있다면 고달프겠지만 대학을 다닐 여유가 있는 젊은 청년들이 냉소주의나 패배감에 빠져 있다면 다시 한번 생각해보기를 바란다. (오늘날 대학 진학률이 70%가 넘는다고 한다.)

수능도 끝나고 회사 생활도 끝나고 생활한 결과 공부는 여유롭고 행복한 상황에서 하고 싶어지고 이때 효율이 제일 좋다. 뇌 가소성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떨어진다. 근데 경주마가 되면 알아차리기 힘들고 비효율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그러니 모두 미리 미리 공부해두자!

주로 이런식으로 공부했었다.
무언가 허겁지겁 공부했던 기록들이다.
딴 생각이 정말 자주 들었다.

안녕하세요

노트에만 적어두기는 아깝지만 문서화해서 저장하기에는 작은 이야기들을 담아두려고 합니다. 목적에 비해서 워드프레스가 조금 무거운 느낌도 있지만 나중에 뭘 할지 아직은 모르겠어서요.

언제부터인가 제 다양한 개성은 숨기고 결벽한 모습만을 남기고 싶어했습니다. 근데 순간에는 그래 보여도 시간이 지나면 아닐 수도 있고 실제로 결벽한 사람은 거의 없으니까요. 결국 기록을 말소하고 개성을 지우는 방향을 선택한 제 모습을 보고 있었습니다.

요즘은 결벽하지 않은 모습을 보이는 것이 별로 두렵지 않게 된 것 같아요. 의견과 가치관이 다를 수 있어도 누군가에게 강요하지 않으면서 변화하는 모습 그대로 어딘가에 흘려보내도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물론 과도한 노출은 강요가 되어 거북하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