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마쓰 2박 3일 여행기 2

분명 피곤했는데 일찍 일어났다. P.P(Power P)답게 다다모 공원과 돈키호테를 가겠다는 생각만 있었고 특별한 계획은 없었다.

둘째 날의 여행 경로. 일단 버스를 타고 지도에 저장한 우동집 중에 제일 가까운 우동집으로 향한다.

우동 바카이치다이 手打十段 うどんバカ一代
기다리면서 먹었던 자판기 아이스크림

땡볕에서 줄을 서서 기다렸다. 떡처럼 쫄깃한 면발의 식감이 차별화된 포인트로 다시 먹고 싶은 우동이다.

다음으로는 돈키호테로 향한다. 작은 지점이기도 했지만 기대를 충족시켜주지 못했다. 귀여운 캐릭터 학용품과 곤약 젤리를 기념품으로 구매했다.

다다모 공원을 가는 길에 백화점을 방문했다. 짧은 시간 안에 가장 많은 문화체험을 할 수 있었다.

다다모 공원에 도착했다. 해풍이 시원하다.

다다모 공원 앞에는 다카마쓰 항이 있다. 바다를 보면서 쉴 수 있는 공간이 있어 돈키호테에서 산 맥주를 까고 백화점에서 산 안미츠를 먹는다. 아쉽게도 안미츠는 안주로 부적격하다.

다카마쓰 심볼 타워에는 무료 전망대가 있다. 40만 도시답지 않은 규모.

한쪽에서는 서도부가 공연을 한다. 한국에서는 서예 일본에서는 서도라고 한다.

핸드폰 배터리가 없는데 보조베터리를 잃어버렸다. ‘미스터 도넛’에서 당과 핸드폰을 동시에 충전하고 오늘의 게스트 하우스로 향한다.

게스트 하우스 체크인 시간이 남아서 같은 건물의 중고 책방에 방문해서 음악 월간지를 구매했다. 좋은 느낌의 노래가 나와서 사장에게 아티스트를 물어보았다.

게스트 하우스에서 제공한 추천 음식점

알고보니 동갑이 운영하던 게스트 하우스. 다양한 삶의 방식이 있다.

ROOTS RECORDS 高松ルーツレコード

중고 음반점을 방문해서 추억의 음반도 구매한다.

즐거운 저녁 식사 시간. 개인적으로는 샤이제리아를 꼭 가고 싶었는데 많은 애니에서 학생들이 공부하고 알바하던 장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날 먹었던 스시가 너무 맛있어서 스시집을 찾아다녔지만 사람이 많아 다시 샤이제리아로 향했다.

중후하고 풍부한 맛은 아니지만 느끼하지 않게 꿀꺽꿀꺽 들어가는 맛과 음식의 식감을 잘 살린 요리들로 기본기가 출중하다.

여행 전반적으로 일본의 음료와 디저트 모두 한국보다 맛있었는데 묘한 공통점이 있었다. 한국과는 다른 느낌의 단맛이 느껴지는데 감미료의 종류가 다른 걸까?

게스트 하우스로 돌아오는 길에는 아쉬워서 이곳 저곳을 둘러본다.

구매한 책과 음반

게스트 하우스에서는 밤을 새며 함께 술을 마셨다. 국적과 언어는 뛰어 넘었지만 여전히 평범한 대화 사이에 끼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도 무용을 하는 장발의 대만 친구랑 친해져서 다음날 공항까지 함께했다.

다음날 아침까지 새로운 경험을 포기할 수 없어서 편의점 도시락과 디저트를 시도했다.

다카마쓰의 인구는 40만으로 내가 살던 안양보다 인구수 55만보다 적다. 안양이 신도시임을 고려하여도 다카마쓰의 다양한 건물, 유적지, 문화 공간, 로컬 식당, 경관 등 문화와 공간의 다양성의 격차가 놀라웠다. 그럼에도 왜인지 이 도시가 삭막하게 느껴졌던 것은 한국의 시끌벅적한 시장, 넌덕스러운 아줌마, 말동무가 필요하신 할아버지와 같은 인간미가 그리웠기 때문일 것이다.

번외) 음료수 편

다카마쓰 2박 3일 여행기 1

애니를 몇 백편 본 오타쿠의 오랜 마음의 고향 일본. 첫 해외여행은 아니지만 혼자 계획하고 떠나는 첫 해외여행이 일본이 될 것임은 자명했다. 다카마쓰를 고른 이유는 비행기 표가 저렴했던 이유도 있지만 조용한 도시에서 홀로 많이 걸어다니며 풍경과 정취를 음미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물론 현지에서 만난 여행자들이 물어볼 때는 부족한 일본어 실력 이슈로 ‘티케또가 야스이까라’를 반복했지만.

실제로 직행 항공이 있음에도 한국인은 여행하면서 마주치질 못했다. 그래서인지 다들 첫 일본 여행에 다카마쓰를 선택한 이유를 물어보았다. 티켓의 경우에는 스카이스캐너를 통해 왕복 15만원에 발권하였다.

아침 비행기를 타고 오전 11시에 도착한 다카마쓰. 다카마쓰 공항에서 리쓰린 공원으로 향한다.

리쓰린 공원에서 시작한 첫째 날의 여행 경로. 혼자 여행하면 마음이 향하는대로 무자비하게 걸으면서 모든 호기심을 충족시킬 수 있다. 날씨가 더웠지만 정말 많이 걸었다.

리쓰린 공원이다. 필수 코스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특별해 보이는 자판기가 일본에서는 평범하다

리쓰린 공원에서 나와서 우동을 먹으러 떠난다. 정갈한 골목과 건물들이 인상깊다. 그리고 보행자가 차를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좋았다.

마츠시타 제면소 松下製麺所

로컬 주민밖에 없던 제면소 우동집. 붓카케 우동을 주문했다. 우동면과 튀김과 간장 소스 조합이 정말 잘 어울렸다. 메밀 소바를 좋아하기 때문에 맛이 없을 수가 없다.

건물 안테나 모양이 특이하다

곧바로 이어서 다른 우동집으로 향한다.

치쿠세이 우동 본점 セルフうどんの店 ちくせい

조금 더 관광객이 많았던 우동집. 따뜻한 우동을 먹었는데 맛은 평범했다.

스터디 카페가 아닌 교습소 같은 장소였다
애니에서 본 것 같은 시장가 거리
다이소는 생각보다 한국과 겹치는 물건들이 많았다

게스트 하우스로 가기 위해 가와리마치 역으로 향한다. 역과 이어진 작은 쇼핑몰도 있어서 구경한다. 한적한 오후 카페에서 책 읽던 아저씨, 서점과 문구점, 꼬마들이 놀던 놀이방 풍경이 왜인지 따스해 보였다.

너무나 귀여운 분홍색 전차를 타고 야쿠리 역에 도착했다. 도착한 게스트 하우스에는 한국어를 구사하는 주인장과 강아지가 있었다. 샤워를 하고 야시마 신사로 향한다.

자두체리 칠러가 끝장나게 맛있었다

야시마 신사를 향해서 걷자.

야시마 신사 내부는 문을 닫았지만 전망이 좋았다.

여행에는 술과 안주가 빠질 수 없다. 스시와 인공지능이 추천해준 사케와 함께 게스트 하우스로 돌아간다.

일본 시골 마트의 마감 스시가 내가 먹어본 스시 중에 제일 맛있다. 조금 억울하면서도 일본 스시의 높은 기본 체급에 감탄했다.

게스트 하우스에는 일본인 고등학생과 중국에서 온 일본어 잘 하는 손님이 있었다. 정말 선한 친구들이었고 일본어와 영어를 섞어가며 대화를 했다. 이렇게 첫째 날 일정은 끝이 난다. 많이 걸었지만 넘치는 호기심에 다리보다 목이 더 뻐근했다. 그만큼 기억이 생생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