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20 일기

왜 난 정답을 알면서도 계속해서 외면했을까? 게임 개발, 서비스 개발 프로젝에서 내 좋은 아이디어를 빠르고 성공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방법을 알면서도 계속해서 지체한 것은 내 부족한 예술적 능력을 인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림을 그리고 화면을 디자인하는 것만이 예술이 아닌데 이제 와서 후회하고 있다. 더욱이 예술이라 부르기 힘든 작은 디테일에 집착하는 문제가 있었다.

관용, 중도, 마음의 평온. 시스템과 규칙을 통해 효율을 극대화하면서도 적절히 강조하고 생략한다. 숲과 나무는 함께 있다. 참 추상적이고 애매한 이야기지만 그렇기에 변화의 열쇠는 항상 눈 앞에 있다. 요즘 작곡도 특정한 기타 소리 구현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반성한다. SUNO도 적절히 활용하면서 내가 당장 즐겁고 잘 하는 방향을 선택해야겠다.

그리고 AI 발전은 매번 놀랍지만 매번 실망스러웠다. 근데 이번에야 말로 AI를 활용한 나의 생산성이 AI를 활용하지 않은 나의 생산성의 2배를 넘는 순간인 것 같다. 이것이 놀라운 점은 AI와 대화하기 위해 내가 사용하는 시간, AI 응답을 이해하고 정리하고 재가공하는 시간을 고려한 수치이기 때문이다. AI를 활용하는 동안 AI가 나 이상의 생산성을 보여주며 AI를 사용하는 나의 시간 소모를 커버하고도 남는 것이다. GPT-5.2가 잘 뽑히기도 했는데 AI를 범용으로 활용하는 워크플로우로 변경한 영향이 크다. 관련해서는 영상 리뷰로 남겨보겠다.

요즘 들어 이 블로그에 오가닉한 글을 남기는 시간이 소중하고 즐겁다. 나름 유니크한 감성과 필체로 글을 작성한다고 생각하는데 누군가 알아봐줬으면 좋겠다.

2025-11-15 일기

현재에 집중하고 미래를 지배하려 하지 말아라. 흐르는 무한한 시간과 의식 속에서 나는 단지 작은 점 하나로 머물고 있을 뿐이다. 흐르는 시간과 의식 속에서 함께 흘러가는 감각으로 살아가라.

그럼에도 선택은 필수적이다. 선택은 여러 선택지에서 하나를 고르고 나머지를 유보하는 것이 아니다. 하나의 선택만 남고 나머지는 떠나보내고 붙잡으려 하면 안 된다. 배수진은 전투에서는 좋은 전략일 수 있지만 인생에서는 최악의 전략이다. 진정한 의미의 포기가 동반되지 않기 때문이다. 선택한 것마저 집중할 수 없는 삶을 살게 될 것이다.

선택하고 떠나보내고 현재에 충실한 삶만이 행복이 비결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에 있어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컴포트 존에서 벗어나는 것도 좋지만 그만큼 중요한 것 또한 포기하고 정착하는 것이다.

저녁을 뭐 먹을지 내일은 뭘 할지 전전긍긍하지 않는다. 레시피 책을 꺼내고 일주일 식단을 짜면서 피로함을 느끼지 않는다. 그렇다고 라면만 먹으라는 것은 아니다. 토마토, 계란, 두부, 고구마, 배추 같은 것을 두고 먹고 싶은대로 먹어라. 계란이나 고구마를 삶아 놓지 않았다고 삶는 시간이 아깝다고 전전긍긍 하지 말아라.

계란과 고구마를 삶는 지금을 즐기고 재료가 삶아지는 동안 춤을 추거나 책을 읽어라. 그렇다고 유튜브나 쇼츠를 보지는 말아라. 정말 볼 것이 있는 것이 아니라면. 타인의 집중력으로 돈을 버는 블랙 패턴이 가득한 IT 기업들의 생산활동에 빠져서 스스로를 노동시키지 말아라. 삶에 충실하고 집중하고자 하는 것이 생긴다면 보고 싶지도 않을 것이다.

설거지를 하며 지루해하지 않는다. 공부할 것에 다급해하지 않는다. 모두 소중한 순간들로 여기고 현재에 집중해라. 설거지를 하며 잠시 몽상에 빠지기도 하자. 공부의 목표량을 측정하고 이번주나 다음주 목표를 세우지 말자. 계획은 세우는 것만으로 그 계획보다 일정이 미뤄지게 되는 관성이 있다.

하루의 공부에 정해둔 시간만 집중하도록 한다. 올바른 공부법으로 꾸준히 하면 된다. 열심과 최선이라는 단어의 함정에 빠지지 말아라. 정말 필요한 생존이 걸린 문제라면 자연스럽게 열심히 하게 될 것이다.

학창시절과 대입의 환경에서는 학습이 생존 문제라고 학생들을 세뇌한다. 세뇌에 빠진 학생 또는 특별한 생각없이 꾸준히 따라간 학생 또는 공부를 수양의 하나로 받아들인 학생만이 성공한다. 인생의 성공과 행복을 위해서는 수양하는 학생이 되어야 한다.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한 일을 잘 하기 위해서는 내가 능숙하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고 내가 예상한 시간보다 2배 이상 걸린다는 법칙과 같은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생각은 너를 지루함의 늪에 빠지게 할 것이다. 그 순간 이미 제대로 된 학습은 불가능하다.

미래에 대한 걱정이나 계획마저 잊어버리고 단지 그 순간에 집중하자. 그리고 꾸준히 현재에 집중하며 이루어 내는 일들이 너가 전전긍긍하고 계획을 세우며 보낸 시간보다 효율이 좋다는 것을 반복해서 깨닫게 된다면 앞으로 그 시간에 더 온전히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억지로 시간을 더 사용하고 밤에 잠을 줄이고 무리하며 스스로를 혹사시키는 것은 모두 흉내일 뿐이다. 실제로 생존의 위협과 같은 것을 느껴서 그것을 하게 되더라도 자제하도록 하여라. 그것은 너가 절대 매 순간에 집중할 수 없게 만들고 너가 꾸준히 무엇인가를 수행하는 긴 여정과 인생의 길을 망가뜨릴 것이다. 현재에 집중하는 시간을 보내는 법을 깨닫게 되면 문제는 대부분 해결될 것이다.

2025-12-15 일기

  • 나는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 좋다라는 생각을 한지 몇 년이 지난 것 같은데 어느새인가 다시 나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을 좋아하고 있는 것 같다. 사랑도 아니고 단지 좋아한다는 결론 자체가 주는 감정적 동요가 불쾌하다.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 친구가 좋긴 하다. 누군가의 목소리만 들어도 웃긴 인연이라니.
  • 롤을 그만 둔 것은 올해 한 선택 중에서 제일 좋은 선택이다. 감정적으로 약해져 있을 때 이를 핑계삼아 PC방과 게임에 의식을 맡겨왔다. 오늘은 대신 헬스와 작곡에 집중했다.

파브르에게

T는 사실 T처럼 행동하려는 사람들이다. 인간의 따뜻함을 함부로 드러내지 않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그들이 가끔 보여주는 따뜻한 모습은 더더욱 가식이 아니라 소중한 진심임을 느낀다.

우리의 친구 파워 T, 계셉티콘의 사령관, 수상하게 돈이 많지는 않지만 수인을 애호하는 남자 파브르가 바로 그렇다.

성실하고 생각이 깊은 사람. 문이 겸비—글도 잘 쓰고, 수학도 잘하는 친구. 낭만을 잃지 않는 소년 파브르.

그런 파브르가 나는 좋다.

군복무 중에 많은 것을 포기하고 시간이 재촉해도 낭만과 자신감 잃지 않기를

이 모습 그대로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가기를

10년이면 강산이 변하듯 사람도 쉽게 변한다고 믿는 나지만, 사람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어른들의 옛말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해 주기를

만나면 언제 철드냐며 웃는 우리지만 요즘 난 철드는 우리들의 모습을 느끼고 있다. 그런 나도 이런 편지를 쓰는 것을 보니 초심을 잃었다.

우리가 철들지 않도록 계셉티콘의 수장으로 앞으로도 잘 힘써주길 바라며

그리고 앞으로 꿀 빨면서 건강하게 복무 마치길 바라며

12월 7일 오경 무렵 쿠루루가

초승달

구름 속에 숨어든 초승달

희미하게 희미한

그 모습이 더 이쁘다고

구름에겐 말할 용기가 있을까

2025학년도 수능 리뷰

2025학년도 수능이니까 2024년 11월에 봤던 시험이 맞다. 수능을 보겠다고는 2024년 초부터 생각했는데 어정쩡한 태도로 일관하다가 3달 남았을 때부터 조금 열심히 했다. 사실 제대로 하지도 않았고 공부법도 잘못됐다. 무엇보다도 하루에 1시간 책을 집중해서 읽을 수 있는 집중력도 없으면서 시도한 것이 잘못됐다.

그래도 그런 정신상태와 생활패턴에서 회사 다니면서 도전할 수 있던 것은 수능을 얕보기도 했지만 나름 절박했던 것 같다. 원래 경주마가 되면 시야가 좁아진다. 좋은 기수가 있는 건강한 경주마는 그렇게 하나에 몰두해도 되겠지만 기수도 없는 병약한 경주마가 그렇게 물두하면 약간 미쳐보이고 결과도 뻔하다.

모의고사는 2개씩만 봤고 개념을 갈고 닦아서 시험장에서 논리와 추론 능력으로 풀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어림도 없었다. 1교시 국어는 전날 처음 봤던 문학 작품이 나오기도 했고 지문과 선지의 함정이 보인다고 착각했기 때문에 시간이 남았다. 혹시 100 점인가라는 생각까지 했지만…

그래서 총평을 남기자면 수능은 정보력이 중요하고, 다른 시험보다 문제 풀이가 아주 중요하다. 개념 1 : 문제풀이 9로 잡아야 한다. 모든 개념을 잊어버린 상태에서 고교 교과과정을 복습한 것은 나름 재밌었다. 그나저나 요즘도 가끔 고교생활과 수능을 생각하면 가슴 한켠이 아려온다. 다만 그때 공부를 안 한 것은 불가항력이었기 때문에 공부에 대한 후회나 미련의 감정은 아니다.

공부했던 pdf를 삭제하기 전에 일부를 캡쳐했다.

2025-12-12 일기

있지도 않은 청춘이었지만 그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음을 느낀다. 청춘 그리고 젊음이 무엇일까? 부모님의 나이가 되어 내 청춘은 무엇으로 표현될까? 아무 생각 없이 그냥 사는 것이 좋겠지만 그런 사람들도 나를 표현하고 증명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었을 것이다.

행복한 가족, 소유한 집, 사회적 지위 등으로 내 젊음을 치환한다는 것은 굉장히 덧없고 이기적인 방식으로 느껴진다. 질병과 재해 앞에서 쉽게 사람들이 무너지는 이유가 될 뿐이다. 그래서 그것은 온전히 나의 것이며 내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 혹은 그것을 가공한 콘텐츠가 되어야 한다. 동시에 누군가와 공유할 수 있고 쉽게 소실되지 않았으면 한다.

오늘날 그것은 분명히 글, 그림, 음악이 아닐까 싶다. 그 중에서도 음악은 시, 이미지, 소리로 하나의 형태를 이루고 그것을 앨범이라는 이야기로 배포하기 때문에 제일 복합적이다. 굳이 이유를 댓지만 사실 그냥 음악이 많이 좋아서 항상 음악을 만들고 싶었다. 다만 상업성과 오락성을 가진 콘텐츠를 만들고 싶진 않았다. 게임 개발을 그렇게 실패하기도 했다.

저는 그렇게 누군가에게 평생 기억되고 회자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이러한 작업들을 통해 저만의 사소한 흔적들을 조금이라도 남기고 싶습니다. 설령 그게 아무리 병신같고 시대착오적인 꿈이라 할지라도요.

그런 와중에 파란노을의 앨범 소개를 보고 가슴이 뜨거워져 밀어붙이게 된 프로젝트가 앨범 발매다. ‘NHK에 어서 오세요’, ‘Nirvana’가 최고로 좋았던 내 자아가 죽어가고 있는 요즘, 그것들이 도리어 싫어져버리는 건 아닐지 두려운 요즘, 그때의 감정이 사라지기 전에 그 추억과 슬픔들을 약간은 정돈되지 않은 방식으로 갈무리하고 싶다.

슈게이저가 될지 힙합이 될지 하이퍼팝이 될지 얼터너티브 록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좋아하던 음악과 닮아있겠지. 다만 생각한 것보다 쉽지는 않다. 그래도 뭔가 될 것 같은 기분. 음악 기초부터 배우지는 않겠지만 기타를 구매한지 3년이 지나고서야 기타를 제일 많이 만지고 있음은 고무적이다.

2025-12-10 일기

조금 더 관능적으로 행동할 필요가 있다. 생각 없이 행동부터 하라는 말은 아니지만 멈추겠다는/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을때 묘하게 주저하게 되는 그 타이밍을 이겨내고 진행하는 것이 주는 묘한 흥분과 성공 법칙을 알아야 한다.

음악과 게임을 만들 때도 그렇다. (사실 모든 것이 그렇다.) 잘 진행되지 않을 때 과감히 멈추는 법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는 것처럼 보여도 자신의 감각을 믿는 법을 알아야 한다. 그 결과가 조금 엉성하거나 머릿속에 있는 이상적 모습과 다르더라도 무시하는 법을 알아야 한다. 불협화음 처럼 들리는 음정이 갑자기 다른 음정을 만나 멋진 화음이 되는 것처럼 작은 디테일은 무시하고 진행부터 해야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렇게 디벨롭하고 배포해야 성장하고 결국 성공한다.

생각이 많은 사람들이 저주를 푸는 방법이 그런 것 같다. 도전가 정신은 또 투철해서 새로운 일을 벌이고 몽상가라 기획도 잘 하는데 완벽주의자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당장 그 자아를 죽여야 한다. 사실 이게 제일 제일 어려운 부분이다. 자아를 죽이는 것도 어려운데 상황에 맞춰서 그 자아를 쓰고 벗을 줄 알아야 한다.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거나 모든 감정적인 매커니즘과 환경의 영향을 분석해서 의식을 집중하는 훈련을 진행하거나.

생각이 많거나 지능이 높다고 말하는 것은 그 사람이 그만큼 자아를 비대하게 키워왔다는 말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진짜 현명한 사람들은 그것을 이해하고 대응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적다보니 눈치챘는데 나는 결국 관능이 자아를 이길 수 있다고 말하고 있구나. 보충 설명하자면 관능이란 섹스이자 인간의 본능이니까 의식적으로 형성한 자아를 당장 죽이지 않고 우회할 수 있는 좋은 열쇠가 아닌가 싶다. 그리고 결국 인간은 호르몬의 노예니까 관능함에 유용한 테스토스테론을 포함한 호르몬 분비 정상화에 도움을 주는 운동을 무조건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다카마쓰 2박 3일 여행기 2

분명 피곤했는데 일찍 일어났다. P.P(Power P)답게 다다모 공원과 돈키호테를 가겠다는 생각만 있었고 특별한 계획은 없었다.

둘째 날의 여행 경로. 일단 버스를 타고 지도에 저장한 우동집 중에 제일 가까운 우동집으로 향한다.

우동 바카이치다이 手打十段 うどんバカ一代
기다리면서 먹었던 자판기 아이스크림

땡볕에서 줄을 서서 기다렸다. 떡처럼 쫄깃한 면발의 식감이 차별화된 포인트로 다시 먹고 싶은 우동이다.

다음으로는 돈키호테로 향한다. 작은 지점이기도 했지만 기대를 충족시켜주지 못했다. 귀여운 캐릭터 학용품과 곤약 젤리를 기념품으로 구매했다.

다다모 공원을 가는 길에 백화점을 방문했다. 짧은 시간 안에 가장 많은 문화체험을 할 수 있었다.

다다모 공원에 도착했다. 해풍이 시원하다.

다다모 공원 앞에는 다카마쓰 항이 있다. 바다를 보면서 쉴 수 있는 공간이 있어 돈키호테에서 산 맥주를 까고 백화점에서 산 안미츠를 먹는다. 아쉽게도 안미츠는 안주로 부적격하다.

다카마쓰 심볼 타워에는 무료 전망대가 있다. 40만 도시답지 않은 규모.

한쪽에서는 서도부가 공연을 한다. 한국에서는 서예 일본에서는 서도라고 한다.

핸드폰 배터리가 없는데 보조베터리를 잃어버렸다. ‘미스터 도넛’에서 당과 핸드폰을 동시에 충전하고 오늘의 게스트 하우스로 향한다.

게스트 하우스 체크인 시간이 남아서 같은 건물의 중고 책방에 방문해서 음악 월간지를 구매했다. 좋은 느낌의 노래가 나와서 사장에게 아티스트를 물어보았다.

게스트 하우스에서 제공한 추천 음식점

알고보니 동갑이 운영하던 게스트 하우스. 다양한 삶의 방식이 있다.

ROOTS RECORDS 高松ルーツレコード

중고 음반점을 방문해서 추억의 음반도 구매한다.

즐거운 저녁 식사 시간. 개인적으로는 샤이제리아를 꼭 가고 싶었는데 많은 애니에서 학생들이 공부하고 알바하던 장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날 먹었던 스시가 너무 맛있어서 스시집을 찾아다녔지만 사람이 많아 다시 샤이제리아로 향했다.

중후하고 풍부한 맛은 아니지만 느끼하지 않게 꿀꺽꿀꺽 들어가는 맛과 음식의 식감을 잘 살린 요리들로 기본기가 출중하다.

여행 전반적으로 일본의 음료와 디저트 모두 한국보다 맛있었는데 묘한 공통점이 있었다. 한국과는 다른 느낌의 단맛이 느껴지는데 감미료의 종류가 다른 걸까?

게스트 하우스로 돌아오는 길에는 아쉬워서 이곳 저곳을 둘러본다.

구매한 책과 음반

게스트 하우스에서는 밤을 새며 함께 술을 마셨다. 국적과 언어는 뛰어 넘었지만 여전히 평범한 대화 사이에 끼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도 무용을 하는 장발의 대만 친구랑 친해져서 다음날 공항까지 함께했다.

다음날 아침까지 새로운 경험을 포기할 수 없어서 편의점 도시락과 디저트를 시도했다.

다카마쓰의 인구는 40만으로 내가 살던 안양보다 인구수 55만보다 적다. 안양이 신도시임을 고려하여도 다카마쓰의 다양한 건물, 유적지, 문화 공간, 로컬 식당, 경관 등 문화와 공간의 다양성의 격차가 놀라웠다. 그럼에도 왜인지 이 도시가 삭막하게 느껴졌던 것은 한국의 시끌벅적한 시장, 넌덕스러운 아줌마, 말동무가 필요하신 할아버지와 같은 인간미가 그리웠기 때문일 것이다.

번외) 음료수 편

2025-12-01 일기

SEO도 제대로 설정하지 않은 블로그지만 나를 일방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매체가 있다는 것은 두려우면서도 설레는 일이다. 정말 쓸데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감정이 조금 센치해질 때는 담담하게 내가 어떤 인간이고 어떤 생각으로 살아왔는지 고백하려는 노력을 하기도 한다. 그럼 조금 기분이 차분해지다가 어느 역치를 넘어서면 오글거리고 자기 변명의 구석들이 눈에 밟혀 공개하고 있지는 않지만 말이다.

최근에는 사회적 시선으로도 제대로 된 인간이 되고자 하는 다짐이 생겼다. 말하자면 죄와 벌에서 포르피리가 주인공에게 외치는 ‘Don’t be overwise. Fling yourself straight into life, without deliberation.’을 실천하는 인간이 되고자 하는 것이기도 카뮈가 말하는 행복한 시지프가 되고자 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런 결론 또한 한 순간에 나오는 것은 아니다. 우울증, 무력감, ADHD에 대한 고민, 생산성 향상을 위한 도전, 다시봤던 수능, 인생과 사랑에 대한 생각 등 다양한 생각 더미들과 그로 인한 죄책감 또는 자기 성찰이 이끈 선택이다.

그렇기에 내가 좋아하던 정성적인 것보다 누구에게나 증명할 수 있는 정량적인 것들을 쌓아가고자 했다. 자격증 공부와 같은 것 말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학습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서적을 찾아보았다. 평범한 자기계발서나 뇌피셜이 아닌 과학에 기반한 학습 능력 강화 서적을 찾고자 했고 그렇게 발견한 것이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라는 책이다. 읽고 보니 어디선가 보았던 유튜브의 학습 관련한 컨텐츠는 모두 이 책에서 소개하는 연구들을 기반으로 했다. 시간을 들여서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다음으로는 생산성 향상을 위한 서적을 찾아보았다. 그리고 이런 저런 책에 싫증을 느낄 때쯤 ‘4000주’를 읽었다. 불교적 가르침이 스며들어 있는 책이다. 평소의 경험과 깨달음 없이 이 책을 읽으면 별로 공감하지 못할 것이다. 나의 경우에는 이 책을 읽고 내가 해야할 고민들과 선택이 명확해졌기 때문에 추천하고 싶다. 더욱이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불교적 가르침을 다시금 마음에 새기게 하고 명상에 대한 내 오해를 해결하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에 큰 전환점이 되었다.

  1. 요즘 내게는 헬스장에서 런닝머신 뛰는 것이 일종의 수련이다. 런닝머신을 제일 오래 뛰는 방법이 뭐라고 생각하냐고 묻는다면 사람들의 대답은 다양할 것이다. 불교적 가르침과 명상을 통해 깨달은 방법은 단지 현재에 집중하는 것이다. 달리면서 느끼는 신체의 감각들과 호흡에 집중하며 머리 속 의식을 그저 흐르게 둔다면 달리는 행위 자체에 몰입하게 되고 오래 뛰어도 힘들다는 감각이 적으며 무엇보다도 어디선가 자꾸 생겨나는 지루하다는 마음 속 압박감이 사라진다. 만약 뛰다가 시간과 기록을 보거나, 목표를 세우거나, 티비를 보는 행위 등을 하면 바로 힘들어지고 지루해지고 달리는 행위를 중단하고 싶어진다.
  2. 그동안 나는 능력 있는 사람이라면 여러가지 일들을 모두 꾸준히 진행할 수 있다고 믿어왔고, 나 또한 능력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기에 정말 다양한 아이디어를 동시에 진행했으나 어느 하나 제대로 완성한 적이 없다. 그렇기에 항상 어떠한 압박감과 충분히 성취하지 못한 것에 대한 죄책감을 느껴왔는데 많은 것들을 과감하게 포기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

예를 들어 나는 ‘게임 개발’, ‘서비스 개발’, ‘그림 그리기’, ‘책 읽기’, ‘영어 공부’, ‘일본어 공부’, ‘작곡 공부’, ‘기타 연습’과 같은 것을 하루에 30분씩만 꾸준히 진행하면 1년만 지나도 엄청난 능력자가 될 것이라는 환상에 빠졌다. 하지만 오히려 우선순위 설정에 애를 먹고 아무것도 하지 못하며 자책만 했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생산성 향상을 위한 다양한 기법과 어플을 시도해보았지만 오래가지 않았다. 피로도가 높은 작업은 습관화하기 힘들다. 그러다 어떤 프로젝트의 마감일이 다가오면 나머지 것들을 배수진 치는 마음으로 포기하고 그 하나를 더 열심히 하고자 하였으나 역시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이 모든 것은 능력있고 성실하고 성공한 사람이라면 당연히 할 수 있는 것들이라고 스스로 착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성공한 사람들은 자기가 잘 하기 시작한 것에 우선순위를 두고 그것에만 집중한다. 또한 포기라는 것은 배수진을 치는 행위가 아니다. 배수진이야 말로 포기하고자 선택한 것을 포기하지 않았음을 굴욕적으로 보여주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아무 생각 없이 하고자 하는 것을 해야 한다.

그래서 요약하자면 요즘 나는…

  •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 3 가지만 선택해서 진행하고 있다.
  • 집중을 위해서 명상을 수련하고 있다.
  • 시간 남으면 하지 않고 즉시 하려고 한다.
  • 불교의 가르침을 마음에 새기면서 행복과 삶의 조화를 배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