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일기

8월 2일

모른다는 사실을 아는 것은 어렵다

소크라테스는 자신이 모른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 진정한 앎의 출발점이라 했지만 사실 어떤 것에 내가 얼마나 부족한지 아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다. 정말 중요한 것은 한단계 높은 차원으로 내가 얼마나 어떻게 무엇이 언제 부족한지 아는 것이다. 소크라테스도 구체적으로는 그런 말을 하고 싶었겠지. 그냥 단순히 나의 부족함을 아는 것만으로는 발전할 수 없고 그 사실로 위안을 삼아서는 안 된다.

최근 영어 공부에 몰입하면서 이것을 느끼고 있다. 내가 부족하다는 것은 알았는데 몰입하면서 깨져보고 또 몇 주에 걸쳐서 추적해야 진정한 부족함을 알 수 있었다. 이랬든 저랬든 꾸준히 하면 느는 것은 사실이다. 영어와 턱걸이 갯수가 늘어나고 있는 것에 어느정도 만족하고 있는 요즘이다.

다만 이것은 꾸준히 하지 않으면 그 어느 분야에서도 실력을 제대로 향상시킬 수 없다는 것에 대한 반증이다. 그리고 지금 내가 원하는 목표치와 필요한 능력의 갯수에 비하면 매일 꾸준히 하는 종목이 적다. 그렇다고 이것을 함부로 늘리면 안 된다. 점진적으로 늘리지만 집중은 3개씩만 해야한다. 완전한 습관화가 되고 쉬워지면 천천히 shift해야 한다.

종교라는 축을 추가하다

내 인생에 종교라는 새로운 축을 추가했다. 신과는 거리가 먼 인생이었지만 내가 진정으로 바라는 것을 종교만큼 효과적으로 시스템화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그리고 진정 구시대의 종말이 다가오고 있다. 그 어떤 혁명보다 더 커다란 AI 시대에서 내 뜻을 찾고 함께 살아남기 위해서는 역설적으로 종교를 포함하여 오랫동안 생존한 사회 시스템 속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사실 내가 추구하던 가치와 필요한 니즈를 모두 종교로 충족할 수 있다는 것은 약 1~2년 전에 깨달았다.

첫째로 나는 인류애가 넘친다. 아니 사실 넘치진 않는데 진정 불행하고 미련한 사람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하다. 그리고 거시적으로 생명을 지키고 지구를 지키며 우주의 비밀을 풀어나갈 수 있는 어떤 한올의 실마리가 되는 것이 지성체로서의 사명라고 생각한다. 인간을 넘어서서 살아있는 모든 것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가짐은 많은 종교가 추구하는 방향이고 언급한 사명과도 방향이 일치한다.

둘째로 타인을 돕기 전에 나 자신이 행복해져야 한다. 개인이 행복해지기 위해 제일 중요한 것은 도파민 조절과 작은 것에 행복할 줄 아는 습관이다. 기도를 포함하여 종교의 다양한 문화들은 전자기기와 도파민에서 벗어나 경건한 마음으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고 작은 것에 감사할 줄 알도록 도와준다.

셋째로 조금 더 실리적인 부분인데 같은 문화를 공유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려는 사람들이 주기적으로 모임을 가지는 커뮤니티에 속해있을 수 있다. 종교에 빠져서 주체성을 잃은 일부 사람들을 제외한다면 더 멋진 사람들을 자주 만날 수 있다.

그럼에도 종교를 절대 믿지 않고 오히려 적대했던 이유는 유일신을 강조한다던지 신화를 믿으라고 강요한다던지 사후세계로 공포심을 준다던지 하는 등의 우민들을 믿게 하기 위해 역사를 걸쳐 발전한 종교의 세력 확장 전략과 선전들이 역겨웠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식으로 발전한 한국의 다양한 종교 시설들에서 진정한 평화를 찾고 신의 뜻을 따라가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보니 종교라기 보다는 나 자신이 부처와 같이 되자는 불교적 철학에 조금 더 뜻이 있었지만 당장의 실리도 적고 커뮤니티도 없어 그 철학을 홀로 따르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다 우연히 한 종교를 알게 되었는데 좋은 의미에서 신선한 충격들을 여럿 받았다.

아무래도 어떤 배경이 있다보니 조금 더 현명하신 분들이 많이 속해 계시는 것은 둘째치고 핵심 교리를 알려줄 때도 내가 반감을 가지고 있던 기존 종교적 부분들을 완화해서 해석하거나 전달하고 있었다. 이런 커뮤니티라면 내가 충분히 기여하며 감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Let’s see how it works!

다행히 요즘 어느 방학보다 충실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럼에도 큰 임팩트를 남길 수 있는 활동들을 접어두고 있어서 고민이 많고 내 절제력과 체력에 한탄할 일들도 많은데 정리해보니 감사할 일들이 더 많은 것 같다. 욕심과 내 능력에 대한 환상을 조금 더 억제하고 앞으로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 차분히 관찰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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