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여백

영어 공부 방향성 공유

영어 귀 뚫기 훈련

영어 귀 뚫기 훈련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영어 귀가 뚫린다는 것이 단순히 소리를 정확히 듣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을 것이다. 영어 단어가 잘 들려도 빠르게 말하거나 소리가 부정확하면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이 때문일 것이다.

  • 다음에 나올 표현을 예상하는 것
  • 익숙한 문장 구조를 바로 인식하는 것
  • chunk를 하나의 단위로 듣는 것
  • 영어의 리듬과 어조를 익히는 것

이건 나의 일본어 경험을 생각하면 더 분명하다. 애니메이션을 많이 보다 보면 일본어 귀가 뚫리는데 단어와 문법을 몰라도 문장 구조가 예상되고 어떤 어조로 끝날지 알겠고 익숙한 표현은 하나의 덩어리로 들린다. 많이 들어서 생긴 감각이다. 그리고 영유아를 생각해봤을 때 이것이 가장 자연스러운 언어 학습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결국 영어에서도 결국 이 상태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가?

그럼에도 토익 900이 넘고 나름 회화도 되는 성인이 집중해서 무자막 영상들을 보면서 영어 귀를 뚫는 훈련은 조금 비효율적일 수 있다. 물론 그냥 진행해도 처음 하는 사람보다는 효율도 높고 얻어가는 것이 많을 수 있다.

나처럼 영어를 logically, technically 아는 사람들은 영어를 사용할 때 모국어를 적극 활용한다. 우리가 해야하는 훈련은 영어를 사용할 때 모국어 사고 회로를 끄는 훈련이다.

제2언어를 배울 때 모국어가 자동으로 활성화되는 현상은 오래전부터 연구되어 왔다. 숙련된 이중언어 사용자에게도 L1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영어를 잘하면 한국어가 뇌에서 사라진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영어를 사용할 때 한국어 문장을 먼저 완성해야 하는 상태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한글 -> 영어 훈련은 좋은 공부 방법이 아니다. 한국어를 meaning cue로만 사용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영작 훈련을 반복한다면 내가 줄이고 싶은 처리 경로를 오히려 반복해서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서

나는 원본 스크립트를 보지 않고 그것을 다시 재생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I think I need to reproduce it not seeing the original script.

영어로 생각한 것이 아니다. 한국어 논리 구조를 먼저 만들고 영어 단어를 끼워 넣은 것이다. 원어민이라면 without looking at~이라는 chunk를 사용해서 문장을 만들었을 것이다.

따라서 정말 필요한 공부는 영어로 입력받은 생각을 영어로 다시 구성하면서 좋은 영어를 많이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이다. 단어보다 chunk. 영작보다 retrieval. 상황·생각을 영어로 만드는 훈련을 반복하며 암기해야 한다.

진정한 이해는 암기가 아니지만, 암기해야 이해했다고 착각할 수 있고, 그렇게 다양한 패턴을 쉽게 학습할 수 있는 상태가 되어야 진정한 이해로 도달할 수 있다.

그게 다가 아니다

다양한 chunk와 sentence structure를 체화하면 듣기, 말하기, 발음도 결국 여기에서 같이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체화되지 않은 문장을 듣거나 말할 때는

  • 문법
  • 단어
  • 전치사
  • 발음
  • 억양

를 동시에 모두 의도적으로 처리해야한다. 너무 많은 작업들이다. 반대로 수십 번 들어보고 말해본 chunk는 다르다. 하나의 소리 덩어리로 기억한다. 그래서 좋은 발음과 좋은 리스닝 역시 어느 정도는 좋은 chunk를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는가의 문제다.

그럼에도 회화는 듣기, 말하기, 발음만의 문제가 아니다. 내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부분이 영어를 사용하는 나의 persona가 없다는 것이다. 한국어에서는 자연스럽게 안다.

  • 어느 정도까지 장난쳐도 되는지
  • 언제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야 하는지
  • 친한 사람과 처음 만난 사람에게 어떻게 다르게 말하는지
  • 어디까지 말하면 무례한지
  • 언제 완곡어를 사용하는지

영어에서는 이 감각이 약하다. 영어에 한국어식 높임말 체계가 없다고 해서 예의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이것은 외운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실제 영어 화자들이

  • 친구에게 어떻게 말하는지
  • 직장에서 어떻게 반대하는지
  • 부탁을 어떻게 하는지
  • 농담 후 어떻게 수습하는지
  • 처음 만난 사람과 어떻게 거리를 좁히는지

를 계속 보고 들어야 한다.

또 다른 것은 논리 전개의 차이다. low-context 문화에서는 상대적으로 결론이나 핵심을 먼저 던지고 이유를 붙이는 경우가 많다. 특히 업무나 처음 만난 사람과의 대화에서는 이 차이가 더 크게 느껴진다.

결국 영어를 배운다는 것은 생각을 전달하는 방식과 행동하는 방식을 배우는 것이라는 것을 잊지 말자.

따지고 보면 팝송의 가사와 같은 것이 가장 어려운 영어가 아닌가 싶다. 감정과 표현과 문화가 종합된 영어 시니까.

팝송 가사가 우리 마음을 울릴 때까지 영어 공부에 정진하자!

Write a Comment

Comment